하루에 아홉 번 배포한 날 : 웹게임 혼자 만들기(10)
문을 열고 나서 제일 먼저 기다린 건 의견이었다. 게임 홈에 '한 줄 피드백' 칸을 만들어 뒀는데, 처음 며칠은 거의 비어 있었다. 들어오는 날도 몇 줄. 그래서 한 줄이 들어오면 몇 번씩 읽었다.
두 분의 한 줄
처음 들어온 의견 중에 이런 게 있었다. 사냥을 열 번 연속으로 돌리고 나면 내 HP랑 MP가 얼마 남았는지 안 보인다는 것. 다른 한 분은 장비를 한꺼번에 팔 때나 연속 사냥을 시작할 때 확인 창이 너무 많이 뜬다고 했다.
둘 다 나는 한 번도 불편하다고 생각 못 한 거였다. 내가 만들었으니까 어디를 누르면 뭐가 나오는지 다 알고 있었다. 처음 해보는 사람 눈에는 그게 다 걸리는 거다. 그날 저녁에 그 두 가지를 고쳐서 올렸다.
고친 걸 올리고 나니까 이상하게 신이 났다. 누가 말해 주면 바로 고쳐서 바로 보여 줄 수 있다는 게. 그리고 그날 밤부터 멈추질 못했다.
밤에 시작해서 다음 날 밤까지
세어 보니 밤에 한 번 올린 것부터 다음 날 밤까지, 스물네 시간이 안 되는 사이에 아홉 번을 올렸다.
처음엔 골드 표시를 알아보기 쉽게 고치고, 상점과 거래소 값을 손봤다. 커뮤니티 글 목록도 한 줄로 정리했다. 그다음은 스킬을 언제 쓸지 정하는 조건. '내 HP가 절반 아래일 때'처럼 한 줄 문장으로 고르게 바꿨다. 그리고 바로 다시 고쳤다. 같은 조건을 두 번 고르는 칸이 남아 있어서. 올린 지 삼십 분 만에.
랭킹도 손봤다. 정리하다가 컴퓨터에서 랭킹을 열면 1위 프로필로 넘어가 버리는 버그를 찾았다. 화면을 자동으로 눌러보는 시험이 거기서 멈춰서 알았다. 그 뒤엔 도시를 옮겨 다니는 화면을 한 장으로 합치고 길을 선으로 그렸다. 상점은 그 도시 단계에 맞는 장비만 팔게 했다.
다른 사람 프로필을 볼 수 있게 한 것도 이날이고, 홈에 지금 있는 도시 카드도 넣었다. 상점 물건도 세 가지로 나눴다. 장비 능력치가 단계마다 달라지고, 사냥에서 나오는 장비는 능력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게 했다. 홈에 내 전적이 보이게 한 게 그다음이고, 마지막은 휴대폰 화면. 메뉴를 아래로 내리고 가운데에 큰 전투 단추를 놓았다.
이렇게 적으니까 별거 아닌 것 같은데, 하나 올릴 때마다 같은 순서를 밟았다. 고치고, 시험을 다 돌리고, 꾸러미로 묶고, 서버에 올리고, 지금 사냥 중인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, 바꿔 끼우고, 점검을 돌린다. 점검은 아홉 번 다 실패 0이었다. 그게 제일 뿌듯했다.
마지막 꾸러미가 멈췄다
물론 다 순탄하진 않았다. 제일 마지막 꾸러미가 서버에 올리기 직전 준비 단계에서 멈췄다. 내 컴퓨터랑 서버가 줄 바꿈을 다르게 적는데, 꾸러미를 만들 때 그게 섞여 들어가서 설정 파일이 원본이랑 다르다고 나온 거다.
게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. 멈춘 게 오히려 다행. 줄 바꿈을 그대로 두게 설정하고 꾸러미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. 실패한 꾸러미는 지우지 않고 이름만 바꿔서 남겨 뒀다. 나중에 또 같은 데서 넘어지면 보려고. 실제로 며칠 뒤에 한 번 더 넘어졌다.
휴대폰 화면이 바뀌었다
그날의 마지막이자 제일 큰 변화는 휴대폰 화면이었다.


휴대폰은 한 손으로 잡고 엄지로 누른다. 메뉴가 위에 있으면 손을 바꿔 잡아야 한다. 그리고 이 게임에서 제일 많이 누르는 건 결국 싸우러 가는 단추다. 그래서 그걸 엄지가 제일 편한 자리에 놓았다.
적어서 더 소중했다
그날 아홉 번 중에 의견에서 바로 시작한 건 사실 많지 않았다. 대부분은 내가 직접 해보면서 걸린 것들. 근데 그 전날 두 분의 한 줄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직접 해볼 생각도 안 했을 거다. 처음 하는 사람처럼 눌러보는 법을 그 두 줄이 알려 줬다.
그날도 한 분이 물약값이랑 장비 등급 올리는 비용이 부담된다고 남겨 주셨다. 그건 바로 못 고쳤다. 돈이 도는 구조를 건드리는 거라 며칠 더 고민하고 나서야 바꿨다.
의견은 아직도 많지 않다. 그래서 한 줄 한 줄이 아직도 소중하다.
다음엔 밸런스라는 늪에 빠졌던 얘기를 하려고 한다.